"기다라는 노인들 보며 보람"..호스피스 봉사도
(안양=연합뉴스) 강창구 기자 = 경기도 안양시 비산동 박용남(60ㆍ.여)씨는 매주 목요일마다 안양시청을 찾는다.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배달할 밑반찬을 만들기 위해서다.
박씨는 회원 50여명이 가입된 안양시자원봉사센터 가정방문봉사단의 회장으로 매주 밑반찬을 만들고 있다.
시청 간부식당에서 각종 식재료를 활용해 나물에서부터 생선조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노인들이 일주일 동안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양이다.
정성스럽게 조리된 반찬은 도시락통에 담겨져 안양시에 거주하는 노인 440여명에게 배달된다.
박씨는 지난 2002년 반찬봉사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10년을 한결같이 이 일을 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참여한 반찬봉사 참여횟수만도 247회, 시간으로 따지면 1천758시간에 달한다.
"홀로 어렵게 사시는 노인들이 집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반찬 배달을 기다리십니다. 맛있게 식사를 하시고 또 다른 일주일을 기다리는 노인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박씨는 말했다.
박씨로부터 반찬을 매주 제공받는 안양6동 이옥선 할머니(80)는 "몸이 아파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매주 반찬을 갖다 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씨의 봉사는 이것만이 아니다.
임종을 앞둔 말기암 환자들을 돕기 위해 자격증까지 취득해 호스피스 봉사활동도 펼친다.
특히 홀로 사는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이사할 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곤란을 겪자 지난 2007년부터 '이사이사 공사(2424 04)'라는 봉사팀을 만들어 도움을 주고 있다.
박씨는 회원들과 함께 이삿짐을 나르는 것은 물론 도배, 장판, 전기ㆍ수도정비, 집 정리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해준다.
"반찬을 만들어 각 가정에 배달하는 과정에 노인들이 이사할 때 정말 힘들어하는 것을 알게 돼 봉사팀을 만들게 됐다"고 박씨는 말했다.
88세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박씨는 자신의 봉사활동에 자녀들까지 동참한 것을 무척 대견해했다.
특히 막내아들은 대학입학 후부터 줄곧 보육원에서 어린 학생들의 학업을 도와주고 최근에는 미혼모 보호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등 열성이라고 박씨는 전했다.
박씨는 "홀로 어렵게 살고 있는 노인들은 외로움에 지쳐 있다"며 "그분들의 말벗이 돼주는 것도 훌륭한 봉사"라며 참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