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할 뻔한 예비대학생을 위해 주민들이 뭉쳐 사랑의 손길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충북 괴산군 소수면 길선리 주민과 면 내 각급 단체들은 지난 24일 모 지방대 사회체육학과에 합격한 이 마을 이모(18)군에게 533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따뜻이 격려했다.
이군은 대학으로부터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은 뒤 학자금을 대출받아 가까스로 등록금을 냈으나 부모가 기초생활수급자인 가정의 어려움으로 학업의 꿈을 포기하고 기업체에 취업, 부모를 봉양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 같은 사정을 전해들은 소수면 주민자치위원회 허영준(71) 위원장은 곧 면 내 각급 단체와 이웃마을 주민들에게 알렸고, 즉시 자발적인 모금운동이 벌어졌다.
주민자치위원회와 면 번영회, 경주 이씨 길선 1구 종친회에서 각각 100만원씩을 선뜻 내놓았으며, 군 자원봉사회와 길선 1구 이경희 이장, 괴산농협에서도 50만원씩을 보탰다.
또 소수초등학교 33회 동문회와 마을 주민들도 십시일반으로 모금운동에 동참, 불과 며칠만에 533만원이라는 장학금을 모아 이군에게 전달했다.
허 위원장은 "이군의 어려운 가정형편과 배움에 대한 열망, 재능을 안타까워한 단체와 주민들의 열성과 정성으로 대학생 한 명이 탄생하게 됐다"고 기뻐하면서 "이군이 학업을 마친 뒤 우리 지역과 사회를 위해 더 큰 사랑을 돌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생각지도 못한 장학금을 받은 이군은 "이웃들의 큰 선물에 어떻게 고마움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주위의 따뜻한 후원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학업을 계속, 마을 어르신들에게 보답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