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을 놓고 신ㆍ구 세대간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계산상으로 현재 세대의 모든 연령이 낸 연금보험료보다 2~10배 많은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민연금 등 현재 세대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태어나는 미래세대는 평생 소득의 약 5분의 1을 세금이나 보험료로 내야하는 등 막대한 부담을 떠 안게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 세대간 회계:방법론 및 모형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국민연금재정계산을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국민연금 가입이 가능한 최소 연령인 2008년기준 18세(1990년생) 가입자도 평균 2천570만원 정도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성별 수익은 여성(3천480만원)이 남성(1천780만원)보다 많았다. 이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아 보험료 부담은 적은 반면 기대 수명이 길어 급여혜택을 오래 받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납부하는 연금보험료 대비 받는 연금 급여 비율을 뜻하는 '수익비'는 나이에 비례해 높아졌다. 18세가 2.02배로 가장 낮았고 40세, 55세, 60세는 각각 낸 돈 보다 2.20배, 2.26배, 3.61배 많은 급여를 받았다. 80세(1928년생)의 경우 10.79배로 수익비가 18세의 5배에 달했다.
국민연금 가입에 따른 내부수익률도 연령과 함께 높아져 전체적으로 6.5%(18세)~47.9%(80세)의 분포를 보였다. 6.5%의 내부수익률이란 쉽게 말해 국민연금에 가입함으로써 연 6.5%의 금리를 보장하는 장기 금융상품에 가입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처럼 현재 세대의 모든 연령의 수익비가 양(+)이라는 것, 다시 말해 모든 연령층이 이익을 본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연금 제도가 지속가능성이 없고 미래 세대가 모든 부담을 떠안는 구조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실제로 이번 분석에서 기준연도인 2008년 이후 태어나는 '미래세대' 집합을 하나의 개인으로 가정한 결과 시간이 흐를수록 생애순부담률(LNTR·순소득 대비 국민연금 보험료 비율)이 최고 25%까지 치솟아 10% 미만인 현재세대의 부담율과 큰 격차를 보였다.
시뮬레이션상 현재 9% 수준인 연금보험료율을 15% 정도까지 높여야 현재세대와 미래세대의 부담율이 균형에 근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건강보험, 기타 사회보험, 세금 등 정부에 내는 모든 돈과 받는 돈(이전소득 등)을 차감한 '세대간 회계' 결과에서도 미래세대와 2008년 기준 현재세대의 세대간 불평등도(GI)는 125%로 추산됐다. 이는 미래세대의 순조세 부담이 현재세대의 2.25배에 이른다는 뜻이다. 기대수명을 80년으로 잡을 경우 미래세대의 평생 소득 대비 순조세 비율은 19.2%로 현재세대(8.9%)의 두 배를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최기홍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유지하면 미래세대의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며 "세대간 회계 결과 건강보험과 장기요양제도 역시 2004년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 모든 현재세대가 국민연금보다 더 큰 이익을 보는 것으로 나타나 조정이 불가피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